[이신두 교수]
인간의 눈처럼 자외선을 차단하고 빛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인공 홍채 기술이 개발됐다. 난치병으로 여겨진 선천적·유전적 홍채 이상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이신두 교수팀은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손영주 교수와 함께 소프트 콘택트렌즈형 인공 홍채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바이오 신소재 분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바이오머티리얼스(Biomaterials)에 게재됐다.
바이오머티리얼스는 이 교수팀의 연구 성과를 인정해 7000여 편의 논문 중 매달 한 편만 뽑는 선도 논문(Leading Opinion
Paper)으로 선정했다. 세계 바이오 신소재 연구 성과를 통틀어 상위 0.1%에 드는 연구로 인정받은 셈이다.
이 교수팀은
광경화성 액정을 이용해 인공 홍채를 개발했다. 이 액정은 빛에 의해 두께 조절이 가능해 빛의 세기에 따라 두께가 달라지는 홍채 주름과 유사한
효과를 낸다.
홍채는 카메라의 조리개처럼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세기를 조절한다. 지금까지 외부 작동 전원 없이 자유롭게 빛을
조절하는 인공 홍채를 개발하지 못했다.
이 교수팀은 생체에 적합한 플렉시블 기판에 구조가 다른 광학적 이성체(isomer) 염료를
사용해 이 기술을 개발했다. 고분자 물질(Spiropyran)로 이뤄진 이 염료가 선택적 젖음 현상이 일어나는 성질을 이용해 홍채 모양을
만들었다. 이 염료가 고체화하는 동안 주름이 형성되도록 해 인간의 홍채를 그대로 모방하는 데 성공했다. 빛의 세기에 따라 흡수되는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시광선만 받아들이고 자외선은 차단해 인간 눈의 홍채와 유사한 기능을 하도록 했다.
이 인공 홍채는
선천적·유전적 홍채 이상 환자들을 위한 시술용으로 활용된다. 또 홍채 주변 근육 퇴화로 안 질환 발병 위험이 있는 노인 눈 보호용 콘택트렌즈나
홍채 주름에 다양한 색을 넣은 미용 서클렌즈로도 쓰일 수 있다. 이 교수팀은 관련 원천 기술을 국내외 특허로 출원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빛을
조절하기 위해 외부 전원이 반드시 필요해 눈에 직접 시술이 불가능했다”며 “다양한 치료의 길이 열린 것은 물론이고 미용이나 눈 보호용 콘택트렌즈
시장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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