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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차상균 교수, 제자 12명과 기부…특별한 스승의 날 (매일경제, 2013.5.15)

2013.05.16.l 조회수 25426
[차상균 교수]
 
15일 서울 반포4동 SAP한국연구소 회의실 한편에서 아주 `소박한` 스승의 날 파티가 열렸다. 
 
제자 12명이 차상균 서울대 전기ㆍ정보공학부 교수(55)를 위해 준비한 케이크와 카네이션 바구니가 전부였다. 다들 바쁜 사람이라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 시간도 점심 시간으로 정했다. 행사는 소박했지만 온라인으로 해외에 있는 제자들까지 연결하는 글로벌한 행사였다. 
 
차상균 교수님과 제자들
 
차 교수와 8명의 제자가 모였다. 회의실에 마련된 스크린에는 독일 SAP 본사에 근무하는 위성흔 씨(32)가 등장했다. 이씨 역시 차 교수의 제자 중 한 명이다. 
 
참석한 제자 중에서 가장 연장자인 김기홍 씨(42)가 차 교수에게 카네이션 바구니를 건넸다. 21개의 초는 차 교수가 서울대에서 교편을 잡기 시작한 1992년 이후 21년이 지났다는 뜻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한 명을 포함해 총 12명의 제자는 차 교수가 서울대에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사제 간의 연을 맺었다. 
 
밋밋하기만 한 이들의 조촐한 스승의 날 파티는 10분 만에 끝났다. 
 
그러나 이날 차 교수와 제자들은 공식행사에 포함되지 않은 큰 일을 했다. 차 교수와 제자 12명이 1억4350만원을 서울대에 기부한 것이다. 차 교수가 해오던 기부의 뜻을 따라 제자들이 동참하고자 돈을 모았다. 이용식 씨(38)는 "기부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라는 선생님의 믿음이 있었다"며 "우리도 후배들에게 작은 씨앗이 되고자 기부하게 됐다"고 전했다. 차 교수는 지금까지 지도교수였던 고명삼 명예교수 이름으로 6억9000만원을 기부했다. 
 
스승의 날 행사를 서울대가 아닌 SAP한국연구소에서 하게 된 것은 차 교수가 이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파티를 준비한 12명의 제자 역시 차 교수와 함께 이곳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스승과 제자가 이곳에서 함께 일하게 된 것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차 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시스템 개발 업체인 티아이시스템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세웠다. 차 교수가 사재 10억원을 쏟아부었고 당시 서울대 벤처기업 1호로 세간에 꽤나 알려지기도 했다. 티아이시스템은 2005년 독일 소프트웨어 회사인 SAP에 매각됐다. 이후 차 교수가 한국사무소 소장이 됐고 같이 티아이시스템에서 일했던 제자들은 SAP한국연구소 연구원이 됐던 것이 오늘까지 이어졌다.
 
제자들이 이처럼 차 교수를 따르는 데는 그가 제자들에 대해 아낌없는 사랑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김기홍 씨가 백혈병에 걸렸을 때도 가장 먼저 도움의 손을 내밀었던 이가 차 교수다. 차 교수는 "제자들과 기부를 함께 할 수 있어 여느 때보다 뜻깊은 스승의 날이었고 이날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