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박영준 교수, '딥 러닝'서 비즈니스 기회 찾자(디지털타임스,201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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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전자기기 박람회)의 가장 주목할 점은 전기 자동차의 빠른 실용화와 딥 러닝 기술의 광범위한 채택이다. 전기자동차는 CO2 배출 저감이라는 국제 정치환경의 요구 외에도 배터리 기술의 빠른 고 에너지 밀도화, 그리고 자율주행이라는 IT기술 발전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 또한 최근 인공지능이 결코 이길 수 없다고 상식으로 여겨왔던 바둑게임에서 프로기사를 90% 이상을 이기는 소프트웨어가 선보임으로써, 인공지능기술이 상상의 영역에서 커머디티 영역(바로 실생활에서 접하는 영역)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년전 만해도 일반 대중에게는 낯설었던 CMOS 촬영 기술, DNA, 단백질이라는 분자 생물학, 스마트폰 앱이 이제 매일 접하는 영역으로 변한 것과 마찬가지로, 전기자동차와 자율 주행, 그리고 딥러닝 기술이 빠르게 일상 생활화될 것이라는 것을 점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두 가지 기술이 미치는 영역이 과거 스마트 폰이나 분자 생물학이 미친 영향보다도 더 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나라, 회사는 더 큰 부가가치와 핵심 경쟁력을 가지게 되고 그렇지 못한 나라, 회사는 더욱 양극화의 어려움을 맛보게 될 것이다.
21세기 전기자동차는 100여 년전 에디슨이 구상했던 단순히 가솔린 대신 전기로 가는 차가 아니다. 첨단 IT기술로 제어되는 모터는 트랜스미션, 힘 전달 장치를 모조리 무용지물로 만든다. 경량화는 말 할 필요도 없고, 복잡한 엔진 조립에 필요한 제조라인을 PC 조립과 같은 새로운 제조업 형태로 바꿀 것이다. 레고로 장난감을 조립하듯이, PC, 스마트 폰과 같이 아무나 제조할 수 있는 '새로운 제조 혁명'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에너지 저장장치로서의 기능, 자동차를 나누어 쓰는 공유경제의 핵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자동차 핵심 가치는 초기에는 좋은 컴퓨터, 통신 장비에서 나오고, 다음은 센서, 데이터 처리, 그 다음은 자동 결제 시스템을 가진 은행, 교육 공간, 디자인 창출 공간으로의 역할에서 나올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전기자동차의 핵심 가치는 사람과 같이 지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딥 러닝 기술에서 가능하게 된다.
사람의 뇌 인식 판단 기능을 모사한 딥 러닝 기술은 단지 사람 보조 역할만을 하는 소프트웨어 이상의 것이다. 작게는 자동차 자율 주행을 도와주는 기술에서 시작해서, 외국어 선생, 의사의 영상 데이터 해석, 법률가의 판례 해석, 케이 팝(k pop) 율동 선생, 그리고 애완 동물의 대체하는 말 동무가 될 것이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광범위하게 비즈니스, 문화, 교육, 정치를 바꿀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간의 진화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핵폭탄 같은 것이다.
대기업 중심으로 가던 한국 제조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 현장의 기업가들은 메모리 반도체를 빼고는 버틸 수 있는 제조업이 몇 개 없다고 말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딥 러닝 기술을 더욱 깊게(딥 deep), 그리고 제조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 설계에 쉽게(딥 dip) 채용하고 상용화하도록 국가 R&D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환경, 교육, 법 제도를 개혁하자. 기로에 선 지금이 바로 한국에 주어진 황금 기회인지 모른다.
박영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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