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박영준 교수, 이세돌과 알파고, 게임 관전법(조선일보,2016.02.15)
[박영준 교수]
다음 달 9일 시작될 예정인 이세돌과 알파고(구글의 딥러닝 소프트웨어)의 대결이 화제다. 뇌 및 컴퓨터 전문가들은 이세돌 기사가 100% 이길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알파고가 이번에는 진다 해도, 다음부터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다. 무한한 습득 능력 때문이다. 이번 게임은 승패 자체도 관심거리지만, 그 안에 담긴 두 가지 의미가 중요하다.
하나는 승패에 관계없이 승자는 구글이라는 사실이다. 인공지능에서 구글은 별로 기여한 바가 없다. 3년 전 캐나다의 대가인 힌턴 교수를 영입하고, 벤처회사 딥 마인드를 6000억원에 인수한 것이 전부다. 그러나 이번 경기로 구글은 '인공지능의 아이콘'이라는 인식을 세계에 심게 된다.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기기 박람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이 인공지능 기술을 광범위하게 채택한 점이었다. 이런 세계적 추세 속에서 구글이 인공지능 아이콘도 독점하는 것이다. 구글의 가치 역시 그간의 투자와 이번 상금 100만불과는 비교되지 않게 높아질 것이다.
또 하나는 구글이 선택한 상대가 한국의 바둑 챔피언, 이세돌이라는 점이다. 숱한 프로 기사를 보유한 중국과 일본은 제외됐다. 우리로선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간 지능의 대표 아이콘으로 한국(K-brain)을 각인시킬 기회인 것이다. 인공지능은 전기전자나 컴퓨터 전문가에게도 낯선 편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보다도 간단한 기술이다. 얼굴인식 분야를 예로 들면, 일일이 사진 찍어 컴퓨터에 기억시킨 뒤 사람마다 비교해서 판단하는 종래의 디지털 기술에 비해서, 인공지능은 얼굴의 부분별 특징을 기억한 뒤 이 특징들의 조합만으로 배우는 인간의 뇌를 흉내 낸 것이다. 원리는 간단한 인공지능 아이디어가 반도체 기술 발전 덕분에 소형화되고 고속화되면서 최근 자율주행 자동차, 지능 로봇 등에 응용 가능하게 됐다.
인공지능은 10년 안에 자동차, 로봇을 넘어 외국어 교육, 개인 비서, K팝 율동 선생 등으로 빠르게 일상화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주도하는 나라가 더 큰 부가 가치와 경쟁력을 갖고, 뒤처지는 나라는 더욱 큰 좌절을 맛볼 것이란 점이다. 이번 시합을 계기로 일류 반도체 기술을 가진 한국이 'K-brain 아이콘'으로 인공지능 분야를 주도할 기회를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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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승패에 관계없이 승자는 구글이라는 사실이다. 인공지능에서 구글은 별로 기여한 바가 없다. 3년 전 캐나다의 대가인 힌턴 교수를 영입하고, 벤처회사 딥 마인드를 6000억원에 인수한 것이 전부다. 그러나 이번 경기로 구글은 '인공지능의 아이콘'이라는 인식을 세계에 심게 된다.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기기 박람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이 인공지능 기술을 광범위하게 채택한 점이었다. 이런 세계적 추세 속에서 구글이 인공지능 아이콘도 독점하는 것이다. 구글의 가치 역시 그간의 투자와 이번 상금 100만불과는 비교되지 않게 높아질 것이다.
또 하나는 구글이 선택한 상대가 한국의 바둑 챔피언, 이세돌이라는 점이다. 숱한 프로 기사를 보유한 중국과 일본은 제외됐다. 우리로선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간 지능의 대표 아이콘으로 한국(K-brain)을 각인시킬 기회인 것이다. 인공지능은 전기전자나 컴퓨터 전문가에게도 낯선 편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보다도 간단한 기술이다. 얼굴인식 분야를 예로 들면, 일일이 사진 찍어 컴퓨터에 기억시킨 뒤 사람마다 비교해서 판단하는 종래의 디지털 기술에 비해서, 인공지능은 얼굴의 부분별 특징을 기억한 뒤 이 특징들의 조합만으로 배우는 인간의 뇌를 흉내 낸 것이다. 원리는 간단한 인공지능 아이디어가 반도체 기술 발전 덕분에 소형화되고 고속화되면서 최근 자율주행 자동차, 지능 로봇 등에 응용 가능하게 됐다.
인공지능은 10년 안에 자동차, 로봇을 넘어 외국어 교육, 개인 비서, K팝 율동 선생 등으로 빠르게 일상화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주도하는 나라가 더 큰 부가 가치와 경쟁력을 갖고, 뒤처지는 나라는 더욱 큰 좌절을 맛볼 것이란 점이다. 이번 시합을 계기로 일류 반도체 기술을 가진 한국이 'K-brain 아이콘'으로 인공지능 분야를 주도할 기회를 만들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