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이종호S 교수, "골드만삭스는 직원 3분의 1이 엔지니어… 기술 가치 알아볼 줄 아는 인재 키워야"(조선,2016.04.21)
"세계 최대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전체 직원 3만명 중에 엔지니어가 9000명이 넘어요. IT(정보기술) 산업과 거리가 먼 금융회사에서도 미래 기술을 먼저 파악하고,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수많은 엔지니어를 키웁니다."
3차원 반도체 양산 기술을 처음 개발한 서울대 공대 이종호 교수(전기공학·사진)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개발해도 받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며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큰 기업들이 기술에 좀 더 관심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학계나 정부, 기업에서 '우리가 신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반응이 '미국·일본·독일도 안 하는 걸 우리가 나서서 도입할 이유가 뭐냐'는 말이었다"며 "한국 산업계는 도전 대신 빨리 따라가는 데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GDP(국내총생산) 기준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기업·정부 내부에는 미국·독일·일본 같은 선진국이 새로운 산업을 만들거나 혁신을 일궈내면 한국은 이를 따라가면 된다는 자세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충분히 1등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데도, 스스로 움츠러들면 결국 2등밖에 못 한다"며 "1등은 쉽사리 추월당하지 않지만, 2등은 언제든지 3등, 4등에게 따라잡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금융과 유통 등 서비스 분야에서도 기술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 유통, 서비스 같은 IT와 무관한 기업도 엔지니어들을 육성해 새로운 기술과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며 "이런 안목으로 기술을 확보하고, 앞장서서 기존 산업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