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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서승우 교수, ‘사고 제로’ 8000km 주행, 서울대 자율차 개발현장(디지털타임스,2016.10.18)

2016.10.18.l 조회수 18305

'딥러닝' 통해 사물 인식·감지
차선변경·주차·호출 기능 갖춰
다음달 15일 버전2 공개 예정 


‘사고 제로’ 8000km 주행, 서울대 자율차 개발현장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 연구자들이 자율주행자동차 '스누버'의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스누버는 서울대 캠퍼스를 쉼 없이 오가며 교통관련 빅데이터를 쌓아 각종 돌발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판단하는 '인공지능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


■ AI 미래를 여는 현장을 가다
(4) 인공지능으로 달리는 자율차 '스누버'


서울대 캠퍼스 정문에 들어서자 지붕에 레이저 장비를 탑재한 제네시스 차량이 등장했다.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가 지난해 개발한 자율주행자동차 '스누버'다. 스누버에는 인지, 판단, 제어로 구분되는 인공지능(AI) 기술 중 판단 단계까지 적용돼 있어 그를 바탕으로 교통상황을 스스로 판단하며 달린다. 단순하게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구별하는 능력에서 한 단계 발전해 인간의 신경망 작동방식을 모방한 딥러닝을 통해 사물을 감지·인식하고 차량 이동에 따라 발생하는 상황을 평가한다.

서승우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은 "현재 자율차에 적용된 인지 능력은 정교한 사람의 눈에 비해 부족해 수준을 높이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스누버는 사물을 좀 더 뚜렷하게 이해하고 주행 상황을 판단하는 단계까지 기술이 진화했다"고 말했다.

스누버는 일반 차량과 겉모습이 비슷한데 한 가지 다른 점은 지붕 위에 보행자·차량 등을 인식하는 레이저 장비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장애물 인지를 위한 레이저스캐너, 주변 차량 인지를 위한 레이더, 차선 인지를 위한 카메라, 절대 측위 정보를 위한 저가형 GPS(위성측위시스템) 장치 등이 탑재돼 있다. 차량과 사람이 끊임 없이 오가는 캠퍼스 안에서 스누버는 시속 30㎞로 달리며 마주 오는 버스·승용차를 스스로 피하고 보행자를 분간하며 도로를 헤쳐나갔다. 신호대기선에서 좌회전할 때 맞은편 차량이 직진하면 충돌을 피하기 위해 양보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스누버는 차량 곳곳에 달린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전·후방 100m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차량의 위치와 주변 장애물의 위치를 파악하며 주행한다. 옆 차선의 차량 움직임을 파악해 차선을 변경하거나 추월하기도 한다. 주차도 스스로 한다. 스마트폰 앱 연동 기능도 갖춰, 앱으로 호출하면 스스로 달려온다. 차량에 탑승해 '탑승(On Board)' 버튼을 누르면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운전자 없이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다. 스누버는 갓길주차, 다양한 차선 적응, 횡단보도 및 장애물 대응 등 웬만한 주행 테스트 요건을 갖춘 캠퍼스 내 순환도로 5㎞를 주행하며 운전실력과 판단력을 기른다. 한번 달리면 주행 시간으로 약 15분이 소요되므로 캠퍼스 내에서 위치에 따라 호출 후 대기 시간은 최대 7∼8분 정도가 걸린다. 목적지에 도착해 앱의 '오프(Off)' 버튼을 누르면 스누버는 빈 차 상태로 다른 승객을 찾아 나선다.

주행 속도는 서울대 내에서는 규정 속도인 시속 30㎞에 불과하지만 서울대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최대 70㎞/h까지 주행 실험에 성공한 상태다. 지난해 개발 이후 현재까지 7000∼8000㎞를 달리는 동안 단 1건의 충돌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외부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금지돼 있어 서울대 캠퍼스 안에서 연구용으로만 운행하기 때문에 아직 이용에는 제한이 있다. 제도적 제약만 풀리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다음 달 15일에는 초정밀 3차원 지도가 적용된 업그레이드 버전 '스누버2'가 공개된다. 기존 스누버보다 외관에 장착되는 센서는 작아지는 반면 성능은 더욱 강해진다. 서승우 센터장은 "AI를 통해 주변 물체나 자기 위치, 정밀지도 등을 보다 정확하게 인식하면서 다양한 시나리오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한 것이 스누버2의 핵심"이라면서 "현재 신호등 색깔 구분을 더 선명하게 하기 위한 연구를 비롯해 주행 상황별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누버가 캠퍼스를 끊임없이 달리는 것은 주행 관련 빅데이터를 쌓아 인공지능 능력을 키움으로써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최근 자율차 연구는 빅데이터 축적을 통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데이터가 많을수록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고, 돌발변수에 그만큼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정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자동차인프라협력연구실장은 "연말 자율차 시범운행이 전국 도로로 확대되면 기존 도로보다는 자율주행 환경이 더 복잡해질 것인 만큼 현재 도심 수준에서 달릴 수 있는 자율주행 시험을 하고 있다"면서 "테스트베드에서의 연구를 벗어나 필드 테스트를 위주로 한 실증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적으로는 자율차가 운전자의 운전 패턴이나 습관 등을 학습하는 수준까지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홍윤석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센터장은 "운전자가 코너링을 할 때 기어를 바꾼다든지 직선거리에서의 변속 구간, 바퀴 역 스티어링 등 전반적인 특성을 자율차가 스스로 파악해 운전자가 더욱 안전하게 운전하는 수준이 되도록 연구가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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