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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이병호 교수, [테마진단] 온·오프라인 융합으로 가야한다(매일경제,2021.01.26)

2021.01.26.l 조회수 6286

20만㎡ 둘러봐야 했던 CES 온라인 개최로 관람 쉽지만 착용·검증못한단 한계 보여
비대면 학술행사·대학 수업 참여자 늘었지만 효율 낮아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그중 하나는 디지털화(化)의 가속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작년 5월에 "2년이 걸릴 디지털 전환이 지난 2개월 만에 이뤄졌다"고 말한 바 있다.

세계 최대 가전 및 정보기술 박람회인 CES가 최근 온라인으로 성황리에 개최되었고 많은 매체들이 CES에 소개된 기술을 앞다투어 기사화하였다. 삼성, LG 같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각종 기술혁신상을 휩쓸었다. 이러한 심사는 많은 자료를 제출하여 평가받는 엄격한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약 2000개 전시 업체 및 기관의 온라인 전시 자료는 스스로 만든 홍보 동영상들이었다. 실제 오프라인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던 과거의 CES에서는 관람자가 전시품을 눈으로 보고 이리저리 살펴보며 착용도 해 보면서 성능에 결함이 있는지, 불편함이 없는지, 업체가 주장하는 스펙이 맞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온라인 전시회는 전시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를 검증하는 것에 한계를 보여주었다. 심지어 외국의 어떤 기업은 우리나라 대기업의 과거 전시물 사진을 합성하여 내놓았다고 의심받는 사례까지 생겼다. 18만명이 참가했던 지난해 CES에서는 20만㎡에 달하는 전시장을 다 둘러보는 것은 고된 일이었고 꼼꼼히 다 본다는 것은 체력적으로 거의 불가능했다. 반면 온라인 CES는 자신이 원하는 때에 로그인하여 원하는 주제의 업체를 찾아볼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지만, 위와 같은 한계점도 분명하다.

학술단체와 대학에서도 현 상황상 어쩔 수 없는 디지털화에 대한 평가와 토론이 뜨겁다. 세계 최대의 광학기술 분야 학술단체인 국제광공학회(SPIE)는 작년에 모든 학술회의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면서 발표자와 참가자에게 무료로 학술회의 발표자료 동영상을 원하는 때에 볼 수 있도록 개방했다. 참가자 수는 늘었지만, 실제로 동영상 한 편당 평균 조회 수는 기대에 많이 못 미쳤다. 무료 등록이니 등록은 해 두었지만, 실제로 학술 발표자료를 많이 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몇 가지 이유가 지적된다. 사람들을 직접 만나 토론하고 유대관계도 형성하는 기능의 상실로 관심이 떨어졌다는 점, 출장을 가지 않고 자신의 직장에서 일을 그대로 하면서 시간을 내어 학술회의 웹사이트에 들어가기 힘들다는 점 등이다.

대학의 온라인 강의도 장단점을 갖고 있다. 실시간 영상 강의에서는 학생이 자신의 노트북으로 다른 것을 보고 있어도 알 수 없다. 녹화된 동영상을 학생들이 원하는 때에 보는 것은 분명 큰 장점이지만, 한편으로는 학생이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이 크지 않으면 영상을 제대로 꼼꼼히 보게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전시회든, 학술대회든, 강의든 직접 만나는 것의 효과가 배제된 디지털화는 한계를 갖는다. 그렇지만 디지털화는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허물고 참여 인원수를 증가시킬 수 있는 분명 유용한 도구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결국은 두 가지 형태를 조합한 하이브리드가 적절한 방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위해 어떤 형태로 결합시키는 것이 가장 좋고 효과적인 방법인지를 경우마다 고민하는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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