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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성원용 명예교수, [단독③] 음성인식 전문가 성원용 교수 일문일답 “국민은 자막만 기억…‘데이터 조작’과 언론의 위축은 별개”(디지털타임스,2022.10.01)

2022.10.01.l 조회수 2373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성원용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발생한지 9일이 지났지만, 대중은 해당 발언과 관련해 진실 여부를 두고 여전히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공식입장을 내고 '바이든'이 아니라 우리 국회를 지칭한 것이라고 공식 해명했다.

하지만 '이 OO' 발언과 관련해선 별다른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랬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이 OO' 발언의 유무를 두고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MBC 보도의 '텍스트 자막'을 두고 '데이터 변조'라는 개념까지 등장하며 논란의 불씨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음성인식 전문가'로 꼽히는 성원용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는 해당 논란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 막말 파문 문제의 핵심은 데이터 변조"라고 밝혔다. 불확실한 소리에 글자(자막)가 더해지면서,그 글자처럼 들린다는 게 성원용 명예교수의 주장이다.

디지털타임스는 1일 음성인식 전문가로 꼽히는 성 명예교수와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발언 논란과 관련해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하는 성 명예교수와의 일문일답.


성원용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 

-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발언 논란을 두고 여전히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모 방송사 보도에서 '바이든'이라는 자막이 들어간 부분을 삽입한 부분 등을 놓고 사실 여부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정치문제에 대해 전문가로서의 공개입장을 밝힌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제가 음성인식을 가르치면 첫 시간에 강조하는 것이 음성인식은 음향인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의 발음은 매우 나빠서 음성인식에서는 어법과 상황 등의 사전정보에 크게 의지해야 한다. 그런데 잡음이 많고 불분명한 목소리에 자막을 붙여 방송을 하니, 국민들은 자막을 사전정보로 여기며 그렇게 듣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너무 뻔히 보이는 나쁜 방법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국민은 수십초짜리 동영상을 안 보고 단지 이 자막만 기억한다. 대통령을 둘러싼 이번 논란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들이 식별돼 목소리를 내게 됐다."

- 언론보도에 등장한 '이 OO'라는 표현에 대해 대통령실은 공식입장에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뉴스를 소비하는 대중의 입장에선 대통령이 '이 OO' 발언을 한 것이 맞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부분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입장은.

"나는 MBC 방송의 유튜브를 몇 번 보아도 그 소리(이 OO)를 못 들었다. 친구들에게 '이 OO'발언을 보내달라고 하니 3초 정도의 오디오 파일을 보내주었는데, 여기가 '국회에서 이 OO 들이'하는 소리 부분이구나 하는 느낌은 들었다.
그래서 다시 MBC 원래 동영상에서 그 소리를 찾았는데 그 소리는 좀 톤이 높은 윤석열 대통령의 '승인 안 해주면'과 음질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고, 또 그 시점에 윤 대통령의 입은 닫혀 있었다. 모든 마이크 소리가 기록된 원래 카메라 동영상을 보고 싶다. 대통령실의 느리고 이해가 잘 안 되는 반응에 대해서는 나도 답답하게 생각한다."

- 정치권 일각에선 언론사가 편집한 자막에 따라 대중이 듣고 해석하게 된다는 이른바 '데이터 조작'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내가 원래 글에서 쓴 것처럼 데이터 조작에 대해서는 엄격해야 한다. 이를 언론자유의 위축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허위를 가지고 떠들면 진실이 패배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이것이 언론사가 바라는 바는 아니라 믿는다."

-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방송사의 올바른 자막은 무엇이라고 보나.

"우선 이것은 사적발언이고 중요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방송의 가치는 없다 본다. 이것은 공개 대중연설이 아니다.
따라서 이 발언에 대해 자막을 달려면 당사자인 윤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확인을 받았어야 한다. 내가 들었을 때 '승인 안 되고 날리면 O팔려서 어떻게', 즉 청와대 해명이 가장 근접하다 본다.
잡음을 제거한 동영상이 유튜브에 있는데, 이를 0.5배속으로 아주 느리게 재생하면 '날리면'에 가깝게 들린다. 나는 처음에 '승인 안 되면 나 이제 O팔려서 어떻게'로 들었다. 해당 발언을 하기 조금 전에 국제사회에 1억달러 공여약속을 한 상황 등을 비춰봤을 때, 맥락상 대통령이 여소야대 국회 통과를 걱정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 일각에선 대통령이 이같은 논란을 궁극적으로 잠재우기 위해 국민들에게 명확히 해명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된다는 주장도 있다. 대통령 혹은 대통령실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이 상황을 수습해야 될 것으로 보나.

"개인적 의견으로 대통령의 'O팔려서'라는 표현은 거칠다 생각합니다만, 사적인 대화이고 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회에서 이 OO들이'라는 소리는 알아듣기 힘들고 무엇보다도 윤 대통령은 '승인 안 해주면'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입을 거의 다물고 있었다.
수습 방안에 대해서는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제가 보도된 글을 쓴 후에 '이제 조용해지려고 하는데 왜 문제를 다시 크게 만드느냐'고 질책하는 사람도 있었다. 짧게 정치적으로 보면 그 이해가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데이터 조작에 대해서는 늘 엄격한 자세를 가져야 학문이나 언론의 세계나 건강해질 수 있다 믿는다. 그리고 데이터 조작을 가장 민감하게 알 수 있는 사람은 그 분야의 전문가다."



◇ 성원용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는…

성 명예교수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학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타바버라(UCSB)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로 30여년 간 근무하고 2020년 8월 은퇴한 후 광주과학기술원(GIST) 인공지능(AI)대학원 초빙석학교수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해 사퇴했다.

관련 전공의 전문성에서 두각을 드러낸 성 명예교수는 지난 2014년엔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회원(Fellow)으로 선정됐다. 세계 160여개국 40여만명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IEEE는 전세계 전기전자공학, 컴퓨터과학, 통신 등 분야 관련문건의 총 30%를 출간하고 900여개 산업표준을 제정한 세계 최대 규모 학회다.

IEEE는 반도체, 전기, 전자, 통신 등 각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력자로서 탁월한 자질, 연구개발 업적 등을 보인 회원에게 매년 석학회원을 수여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인 2018년엔 '구글 AI 연구 어워즈'를 수상하기도 했다. '2015 서울대 공대 백서(부제:좋은 대학을 넘어 탁월한 대학으로)'를 대표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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