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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의대 블랙홀 넘을 첨단 인력 인센티브[포럼]

2024.02.06.l 조회수 240


2000년도에 76만 명이 넘던 우리나라 전체 고등학교 졸업생은 2022년도에는 44만 명대로 줄었고, 이 감소세는 계속될 것이다. 상위권 대학의 입학 정원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이는 우리나라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평균 수준이 이전에 비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의대 정원 확대가 곧 발표될 예정인데, 이는 국민 보건의료 환경의 향상이라는 취지로 볼 때 옳은 방향으로 보인다. 그런데 의대 정원 확대가 반도체 등 첨단분야 고급 인력 수급 관점에서 볼 때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이번 의대 정원 확대 규모를 2000명으로 가정하면, 이는 서울대 이공계열 정원인 약 1800명과 비슷하다. 최근 수험생들의 의대 선호 현상을 고려하면, 기왕에 서울대에 진학했던 수준의 학생들이 의대로 많이 지원할 것이고, 서울대 이공계열 입학생들의 평균 수준은 더 떨어질 것이 우려된다. 이는 순차적으로 다른 대학 이공계열 입학생 수준에도 영향을 끼칠 게 명확하다. 우리나라와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하는 중국이나 인도의 최우수 인재들은 의대보다 공대로 진학하는 추세이고, 이들과 우리나라 인재들이 글로벌 반도체 전장에서 직접 경쟁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최근 정부·대학·기업체 등이 힘을 합쳐 반도체계약학과, 첨단융합학부, 반도체특성화대학 등 반도체 분야 인력 공급을 늘릴 기반을 여러 가지 마련했다. 심지어 일부 기업에서는 외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우리나라 대학에서 교육한 후 취업시키는 프로그램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공급만 늘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반도체 등 첨단 분야는 상당수의 최우수 인력이 필요로 하므로, 이들 인력 양성 체계에 최우수 학생들이 계속 진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반도체 분야는 수학·물리학·소프트웨어 등 여러 분야의 이해가 필요한 종합 학문이어서 여타 학문 분야보다 인력 양성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따라서 학사 인력과 더불어 석사 이상 인력의 중요성이 절대적이다. 삼성전자의 라이벌인 대만의 TSMC는 근무 인력 중 석사가 절반 정도지만, 우리나라 기업에는 학사 인력이 훨씬 더 많다.

최우수 학생의 이공계열 진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혜택을 지금보다 더 많이 제공해 급여나 안정감 등에서 상대적인 열세를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근 정부에서는 대통령과학장학생 제도를 학사 과정뿐 아니라 대학원생에게도 확대해 장학생의 자부심을 높이기로 했다. 매우 잘한 결정이다. 기업도 모든 입사자에게 비슷한 임금을 지급하는 기존의 임금 체계에 변화를 주어, 우수한 입사자들에게는 전폭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기 바란다.

기업의 연구원들에게는 정년 연장 제도를 통해 오랫동안 기업에 근무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학원 중에서 1∼2개만이라도 세계 최고 수준이 되도록 연구비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첨단 분야 대학원생들에게는 특별장학금을 늘리고, 교수나 대학원생들이 행정적인 업무에 많은 시간을 뺏기지 않고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담당 직원을 늘리는 일도 중요하다. 의대 정원 확대는 필요하나, 첨단 분야 최우수 인력 양성에 대한 거국적 고민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