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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열정 있는 공학도 발굴에 상금 쓰겠다” (중앙일보 2009.6.2)

2009.06.02.l 조회수 21237
“열정 있는 공학도 발굴에 상금 쓰겠다”
‘2009 호암상’ 공학상 받은 정덕균 서울대 교수


“대기업은 수요가 많고 안전한 사업 위주로 투자를 하기 때문에 이미 있는 기술을 더 발전시키는 데 관심을 둔다. 하지만 대학은 위험이 크고 불확실성이 높더라도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 대학의 연구 결과를 벤처기업과 접목시키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대 정덕균 교수]
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09년(제19회) 호암상 시상식에서 공학상을 받은 정덕균(50·사진) 서울대 교수(전자공학과)는 벤처기업을 통해 기술을 상용화한 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정 교수는 아날로그 영상 신호 전송 방식을 디지털로 변경, 화질을 개선하는 ‘고속 비디오 신호 전송회로 기술(DVI)’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미국의 벤처기업인 실리콘이미지를 통해 1998년 국제 표준이 됐다. 그의 DVI 표준을 이용한 PC·HDTV·셋톱박스 등이 현재 7억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정 교수는 “기존에도 빠른 속도로 영상을 보내는 기술이 있었지만 공정 비용이 매우 비쌌다”며 “내가 개발한 DVI 기술의 공정 비용은 기존 기술에 비해 20~30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미국 UC버클리대학(1989년 박사 학위)에서 함께 공부했던 재미교포와 함께 실리콘이미지사를 설립했으며 1999년 이 회사가 나스닥에 상장하는 데 기여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2억7400만달러에 달한다.

그는 “UC버클리대에서 박사학위 과정에 있을 때 착안한 아이디어를 기술로 발전시켰다”며 “95년부터 4~5년간 실리콘 이미지사의 연구·개발 부문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제자가 설립한 미국 벤처회사에서 추진 중인 무선 통신기기 집적회로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현재 공학계에는 지식만 갖춘 학생보다는 열정이 있는 학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지식 수준은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지만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 정신은 부족한 듯 하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는 “반도체 기술 발전은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다”며 “앞으로는 IT(정보기술)를 에너지·환경·자동차 등과 접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리콘이미지사 창업 때 번 돈 가운데 100만달러를 서울대에 기증한 그는 “호암상 상금(2억원)도 공학 부문의 새 싹을 발굴하고 키우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2009년 호암상(湖巖賞) 시상식이 1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예술상 신경림 시인, 이현재 호암재단 이사장, 한승수 국무총리, 의학상 김빛내리(서울대) 교수와 남편 배용원씨, 부인 이아란씨와 공학상 정덕균(서울대) 교수, 부인 송민선씨와 과학상 황준묵(고등과학원) 교수, 사회봉사상 박청수 원불교 교무와 동반자 원광조 교무. [김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