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포럼] 자동차-전자 상생협력에 거는 기대(문화일보 2009.7.20)
16일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공동 개발을 위한 ‘자동차-반도체 상생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오랜 장마 속에 만난 모처럼의 햇빛처럼 반가운 소식이다.자동차의 전자 부분 비중이 날로 커져 현재 가격의 20%인 전자 부분 비중이 2015년에는 40∼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산업의 성패가 전자화의 수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자화가 가속화하면서 안전 장치, 편의 장치, 엔터테인먼트의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 또한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다. 최근 스트러티직 어낼리틱에서는 5년 후 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의 30%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대한전자공학회 회장 | ||||||
어려운 세계 경제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는 품질과 기술력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높은 평가를 바탕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미국의 아이서플리가 선정한 첨단기술 장착 자동차 상위 10위 안에 2개 차종(4위와 7위)이 선정되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완성차뿐 아니라 계열사의 모듈과 부품의 선진국 수출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독자 개발된 색상인식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양산되는 등 전자 시스템의 연구개발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이는 현대자동차의 전자 시스템 공급 구조가 보쉬, 지멘스에 의해 주도되는 유럽과 덴소에 의해 주도되는 일본에 비해 유연해 신속한 신기술 도입과 혁신적 시스템 개선이 쉬운 데 부분적으로 힘입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반도체산업에서 시스템 반도체의 세계 시장 규모는 메모리 반도체의 3∼4배다. 특히 자동차용 반도체시장에서는 시스템 반도체의 비중이 메모리 반도체의 10배다.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는 부동의 세계 1위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세계 10위 수준이다. 그 중 자동차 전자용 시스템 반도체는 아직 태동 단계다.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에 있어서 자동차 전자용 시스템 반도체는 발전 여지가 큰 블루 오션이다.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는 디스플레이 구동IC 등에서 세계 선두다. 최근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CPU)가 저전력 고속회로 설계와 토털 솔루션 기술의 우수성으로 선진국 수출이 급속히 늘고 있다. 이들 기술은 자동차에서 고기능 응용 시스템의 전력 소비 절감을 달성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자동차용 시스템 반도체는 개발에서 상용화까지 긴 시간이 소요된다. 각국 규제 만족과 운전자 안전 보장을 위해 온도·진동·충격·분진 등 가혹한 환경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시험 주행을 통해 문제점이 분석된다. 문제점 해결을 위해 주기적인 반도체 설계 변경이 요구된다.
따라서 자동차 회사와 반도체 회사 간의 신뢰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독일의 인피니온, 일본의 NEC, 미국의 프리스케일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들의 성공적 개발은 각각 도요타와 닛산, BMW와 벤츠, GM과 포드와의 긴밀한 연구개발 협력의 결과다.
우리나라의 대표 자동차 기업과 반도체 기업이 자동차용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 협력에 합의한 것은 큰 패러다임 변화다. 또한 이번 합의에 반도체 설계 전문 중소기업이 참여한 것은 개발 역량 저변 확대를 위해 고무적이다.
이번 협력으로 우리나라 자동차 전자 산업 수준이 크게 한 단계 높아지고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 수출 대체 효과도 클 것이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 발전과 우리 경제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일자리 창출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계기로 자동차 전자 분야 산학연 협력의 활성화가 이뤄져 연구의 저변 확대와 고급 연구개발 인력의 양성이 달성되기를 기대한다. 한편 체결 성사를 위한 지식경제부의 숨은 노력이 결실에까지 이어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