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스마트폰에 ‘똑똑한’ 차량용 블랙박스 기능 실었다
ㆍ서울대 홍상현·정은지씨 앱 개발
지난 10일 ‘제1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 프로그램) 경진대회’가 열린 서울대 학생회관. 기말고사 기간임에도 65편의 작품이 출품됐고 예선을 통과한 11팀의 마지막 경연이 펼쳐졌다. 유난히 눈길을 끌었던 앱은 스마트폰으로 차량용 블랙박스 기능을 하게 하는 ‘i블랙박스’라는 작품이었다.

i블랙박스는 서울대 전기공학부 07학번 동기인 홍상현(사진 왼쪽)·정은지씨(22)가 출품했다. 이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용 블랙박스를 만들어보겠다고 처음 생각한 것은 지난 2월. 급발진 사고에 따른 도요타자동차 리콜 사태가 한창 시끄러울 때였다. 이들은 사고 전후 상황을 영상녹화할 수 있는 블랙박스가 관심을 모을 수 있다고 보고 개발에 착수했다. 시판 중인 블랙박스는 최저 10만원부터 많게는 100만원대에 이르는 고가였다. 게다가 중저가 제품들은 시야각이 120도로 제한되고 단순 녹화기능만 있는 ‘똑똑하지 못한’ 기계였다.
i블랙박스 앱은 이런 단점을 극복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추가비용이 들지 않고 첨단 기능이 적용됐다. 앱이 깔린 스마트폰을 차량 앞 유리에 부착하기만 하면 내부 가속도 센서가 충격을 감지, 사고 전후 20초의 영상이 자동녹화된다. 시야각도 기존 제품보다 확대됐고 영상 품질도 더 높였다. 이 앱은 이날 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학생들이 인기 앱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비용이 걸림돌이다. 하지만 이들은 문제를 ‘똑똑하게’ 해결했다. 80만원이 넘는 스마트폰 기계와 실험에 필요한 자동차 렌트비 등의 비용을 학교 지원을 통해 해결한 것이다. 두 사람은 서울대 기초교육원에서 시행 중인 ‘학생자율연구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했다. 2007년 도입된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직접 교과목을 개설해 지도교수를 선정하고 연구를 진행해 2학점을 딸 수 있게 한 것으로, 연구에 필요한 경비도 학교가 보조한다.
이들은 지난 2월 3 대 1의 경쟁을 뚫고 ‘안드로이드 플랫폼 위에서 스마트폰 응용 소프트웨어 구현’이라는 주제로 이번 학기 교과목으로 선정됐다. 학생들은 스마트폰 하나로 학점을 따고 개발비용을 보조받고 대회 수상도 하는 ‘1석3조’의 수확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