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차상균 교수, “4차산업혁명…대학에 창업 기능 강화해야"(지디넷코리아,2017.03.22)
“4차산업혁명이라는 변화의 시기인 지금, 전 세계적으로 대대적인 디지털 혁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해내는 벤처기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창업을 하려면 희망이 있는 곳은 대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능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합니다."
서울대학교 빅데이터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차상균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산업이 재편되는 디지털 혁신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새로운 인재가 수혈되고 연구개발(R&D)의 중심이 되는 대학을 중심으로 혁신의 씨앗을 심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차상균 교수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은 '혁신가의 딜레마'에 빠져서 구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지금은 대학에서 사람을 키워놓으면 다 대기업으로 빠지는데 창의적인 인재들이 대기업에 들어가면 파괴적 혁신보다는 현재 비즈니스의 연장선에서 연속적인 혁신을 하는데에만 몰두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해 애플에 인수된 딥러닝 플랫폼 벤처 ‘튜리(Turi)’는 2013년 5월 워싱턴대 카를로스 구에스트린 교수가 창업한 업체이고,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에 4:1로 승리하며 전 세계에 인공지능 쇼크를 안겨준 구글 알파고도 영국 런던대(UCL) 출신들이 5년 전 창업한 딥마인드에서 나왔다. 세계 최대 민간 상업용 드론 제조업체 중국 DJI 역시 2005년 홍콩과기대 박사과정생이던 프랭크 왕과 지도교수인 리저샹 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가 공동 창업한 회사다.
차 교수는 "중국은 입증된 연구자들에게 1천만달러(약 120억원)의 연구비를 몰아주며 창업을 지원해주고 있고 국가 차원에서 '천인(千人)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1천명 이상의 인재를 해외에서 수혈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연구비도 제대로 지원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연구를 서포트하는 인프라와 인력, 행정조직도 부족해 우수한 인력이 들어오더라도 잠재된 역량의 10%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상균 서울대학교 빅데이터연구원장>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빅데이터 전문가인 차 교수는 그 자체가 대학 창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그는 지난 2000년 서울대에 1호 글로벌 스타트업인 티아이엠시스템을 설립해 2005년 세계적 소프트웨어 솔루션 업체 SAP에 매각했다. 그가 1992년부터 연구해 온 인메모리 기술은 독일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SAP의 인메모리 빅데이터 플랫폼 HANA’의 근간이 됐다.
대학에 있는 교수와 학생들의 인식도 '오픈 마인드'로 바뀌어야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연구한 결과를 '퍼블리시' 한다는 개념이 종이로 된 논문이라는 좁은 개념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내놓는 것이 될 수도 있다"면서 "대학 내 창업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연구결과의 몇 %라도 창업 형태로 시장에 퍼블리시 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국가 경제 혁신성은 훨씬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산·학·연 프레임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차 교수는 "산·학·연이라는 공동 프레임에 갇혀 있다보면 셋 중 가장 힘이 센 곳에 성과가 종속되거나 가장 느린 템포에 장단이 맞춰질 수밖에 없는 문제가 생긴다"면서 "지금은 산·학·연이 독립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필요하다면 합종연횡을 해가며 뛰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2014년 총장 직할로 설립된 서울대학교 빅데이터연구원은 인문, 법, 의학 사회, 자연, 바이오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빅데이터, 머신러닝,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의 주축이 되는 핵심 기술들을 교육받고 연구하는 대학원이다. 아이디어가 맞는 학생들은 함께 창업을 도모할 수도 있다. 또 비학위 프로그램으로 개포동 디지털 혁신센터에 서울시와 함께 빅데이터를 활용한 도시문제 해결 연구 용역 사업을 수행할 '미래도시 빅데이터 연구소'도 설립할 계획이다.
차 교수는 "앞으로는 정치, 사회, 산업 어느 분야에든 빅데이터와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야하는데 빅데이터연구원은 학부 전공에 상관 없이 모든 분야의 학사 학위 졸업자를 뽑아 디지털 혁신의 근간이 되는 데이터 사이언스와 혁신을 교육하는 곳"이라며 "경제학, 경영학 전공자가 함께 핀테크, 전자상거래 기술을, 의학이나 생물학 정공자가 차세대 정밀 의료 솔루션을 개발하며 혁신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