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농활 대신 공활"…시골 초등학교로 간 서울대 공대생들(매일경제,2017.08.11)
"농활 대신 공활"…시골 초등학교로 간 서울대 공대생들
"봉사활동에 전기·정보공학부 학생 7명 참여"
■ 강원도 고성 첫 '공학교육활동' 현장 동행취재
"봉사활동에 전기·정보공학부 학생 7명 참여"
■ 강원도 고성 첫 '공학교육활동' 현장 동행취재
지난 9일 강원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초등학교에서 하계 공학캠프를 운영 중인
서울대 공대 공학봉사단원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태양광 배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배 부피를 줄이고 모터를 거꾸로 달면 더 빨리 가지 않을까요?" "좋은 생각인데, 일단 그렇게 해보고 잘 안 되면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보자."
지난 9일 동해와 맞닿아 있는 강원도 고성군 한 마을에 위치한 공현진초등학교. 난생처음 태양전지를 이용해 보트를 만드는 '공학 실험'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한껏 들뜬 표정으로 공대생인 형과 누나들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대학생 멘토들은 초등학생들과 토론하면서 이들의 질문에 답하고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가도록 유도하는 모습이었다. 1942년 개교한 공현진초등학교는 전교생이 42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시골학교다. 10년간 외지인의 발길이 없다시피 하면서 교육 여건이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센서 인식 모형 자동차 만들기' '태양광 배 만들기'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학 실험에 직접 참가한 아이들은 생소해하면서도 이내 큰 흥미를 드러냈다.
전통적인 '농민학생연대활동(농활)'이 취업난과 학생운동에 대한 관심 저하 등으로 차츰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색을 뺀 '재능기부' 형태의 여름철 농촌 대학생 봉사활동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서울대 공대 학생회는 지난 8~11일 강원 고성에서 4일간 머물며 '공학교육활동(공활)'을 진행했다. 공활이란 교육 소외 지역을 찾아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학 실험과 학생 멘토링 등 '공학 교육'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공학을 접할 기회가 적고 교육 여건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시골 학생들에게 공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게 목표다. 과거 농가를 찾아가 수건을 동여매고 땡볕에서 밭을 매던 '농활'과는 사뭇 다르다.
서울대 공대 학생회가 올해 처음으로 공활을 시도한 이유는 '전공을 살려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학생들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모집에 앞서 실시한 수요조사에서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 의사를 밝혔고 경쟁이 치열해 불가피하게 선착순으로 모집한 25명의 봉사단원 자리는 하루 만에 채워졌다.
반면 총학생회 주도의 전통적인 농활은 인기가 점점 시들해지고 있다. 올해 서울대 총학생회가 진행한 중앙농활에 참가한 공대생은 단 3명에 그쳤다. 홍진우 서울대 공대 학생회장은 "농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떨어지는 반면 재능기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올해는 첫 시도라 한 지역에서만 진행했으나 내년부터는 여러 팀을 꾸려 최대한 많은 농촌에 재능기부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8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학생 농활은 바쁜 일손을 돕는 차원을 넘어 대학생들이 농촌 현장을 찾아 계몽운동을 벌이는 등 정치색이 짙었다. 또 농민·학생 연대 투쟁의 장(場)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운동과 총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낮은 관심이 농활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 공대 관계자는 "공대 학생회도 올해 5년 만에 처음으로 조직됐을 만큼 요즘 학생들은 학생운동에 관심이 없다"면서 "학생회도 학생들 요구에 맞춰 새롭게 변신하지 않으면 농활처럼 쇠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색을 뺀 재능기부 형태의 농촌 봉사활동은 서울대뿐 아니라 다른 대학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고려대 사회봉사단은 이달 중순 영어, 신소재, 중국어, 바이오시스템 학과생 15명을 충북 단양군으로 파견해 매포중학교 학생 20여 명에게 멘토링과 학습지도 등을 펼치는 여름캠프를 진행했다. 지난해 부산대와 부경대 공대생 100여 명으로 이뤄진 자연봉사단은 엔지니어링 기술을 활용해 시설물 제작·보수 등의 봉사활동을 펼쳤다.
한양대 공대 교수진은 2013년부터 매년 여름과 겨울 '킬링필드' 탓에 공학 교육 인력이 없는 캄보디아를 방문해 선진 공학교육 시스템을 전수하고 있다. 농어촌 지역 사회도 '공활' 등 재능기부 형태의 봉사활동을 예전 '농활'보다 더 반기는 기색이다. 김진범 공현진초등학교 교감은 "농촌 일은 농민들이 훨씬 전문가이고 한 번 일손을 돕고 나면 끝이지만 대학생 형·누나·오빠·언니들이 전수하는 전문 지식은 학생들에게 평생 꿈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군도 차량과 식비 등을 지원하며 서울대의 '공활'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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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동해와 맞닿아 있는 강원도 고성군 한 마을에 위치한 공현진초등학교. 난생처음 태양전지를 이용해 보트를 만드는 '공학 실험'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한껏 들뜬 표정으로 공대생인 형과 누나들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대학생 멘토들은 초등학생들과 토론하면서 이들의 질문에 답하고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가도록 유도하는 모습이었다. 1942년 개교한 공현진초등학교는 전교생이 42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시골학교다. 10년간 외지인의 발길이 없다시피 하면서 교육 여건이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전통적인 '농민학생연대활동(농활)'이 취업난과 학생운동에 대한 관심 저하 등으로 차츰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색을 뺀 '재능기부' 형태의 여름철 농촌 대학생 봉사활동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서울대 공대 학생회는 지난 8~11일 강원 고성에서 4일간 머물며 '공학교육활동(공활)'을 진행했다. 공활이란 교육 소외 지역을 찾아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학 실험과 학생 멘토링 등 '공학 교육'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공학을 접할 기회가 적고 교육 여건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시골 학생들에게 공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게 목표다. 과거 농가를 찾아가 수건을 동여매고 땡볕에서 밭을 매던 '농활'과는 사뭇 다르다.
서울대 공대 학생회가 올해 처음으로 공활을 시도한 이유는 '전공을 살려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학생들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모집에 앞서 실시한 수요조사에서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 의사를 밝혔고 경쟁이 치열해 불가피하게 선착순으로 모집한 25명의 봉사단원 자리는 하루 만에 채워졌다.
반면 총학생회 주도의 전통적인 농활은 인기가 점점 시들해지고 있다. 올해 서울대 총학생회가 진행한 중앙농활에 참가한 공대생은 단 3명에 그쳤다. 홍진우 서울대 공대 학생회장은 "농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떨어지는 반면 재능기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올해는 첫 시도라 한 지역에서만 진행했으나 내년부터는 여러 팀을 꾸려 최대한 많은 농촌에 재능기부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8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학생 농활은 바쁜 일손을 돕는 차원을 넘어 대학생들이 농촌 현장을 찾아 계몽운동을 벌이는 등 정치색이 짙었다. 또 농민·학생 연대 투쟁의 장(場)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운동과 총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낮은 관심이 농활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 공대 관계자는 "공대 학생회도 올해 5년 만에 처음으로 조직됐을 만큼 요즘 학생들은 학생운동에 관심이 없다"면서 "학생회도 학생들 요구에 맞춰 새롭게 변신하지 않으면 농활처럼 쇠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색을 뺀 재능기부 형태의 농촌 봉사활동은 서울대뿐 아니라 다른 대학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고려대 사회봉사단은 이달 중순 영어, 신소재, 중국어, 바이오시스템 학과생 15명을 충북 단양군으로 파견해 매포중학교 학생 20여 명에게 멘토링과 학습지도 등을 펼치는 여름캠프를 진행했다. 지난해 부산대와 부경대 공대생 100여 명으로 이뤄진 자연봉사단은 엔지니어링 기술을 활용해 시설물 제작·보수 등의 봉사활동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