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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홍용택 교수,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하이브리드 전자 시스템 구현’ 주도(인사이트코리아,2019.07.01)

2019.07.01.l 조회수 9417
피부에 붙이는 스마트폰, 상상을 현실로 만든다


                                                   홍용택 서울대학교 교수.<이경원>

최근 디스플레이가 유연해지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전통적인 디스플레이라 하면 네모난 형태에 딱딱한 기판이 떠오른다. 유리를 기반으로 제작돼 유연성이 없기 때문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롤러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말거나 휘어지는 등 형태 변형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접는 스마트폰인 폴더블폰 출격을 앞두고 있으며, LG전자는 롤러블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의 변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구부러지고 휘는 디스플레이를 넘어 디스플레이 끝판왕이라 불리는 ‘스트레처블(stretchable display) 디스플레이’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6월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만난 홍용택 교수는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인간의 신체와 같이 굴곡면에 부착 가능한 전자시스템 구현 연구를 하고 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출시되면 집 안에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TV가 필요 없게 될 수도 있다. 최근 가전제품에 IoT가 결합되듯 굴곡면이 있는 가전제품들에도 디스플레이가 결합되는 형태로 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목에 파스처럼 붙이는 스마트폰도 상상해 볼 수 있다. 어느 정도 신축성을 가지면 폴더블·롤러블 등의 구현에서 변형되는 부분의 스트레스를 디스플레이가 감당해 낼 수 있어 현재의 단점들이 보완될 수도 있다.

홍 교수는 “디스플레이가 5~10% 정도만이라도 늘어날 수 있으면 자동차 표면과 같은 굴곡면에 접착되도록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며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지면 새로운 개념의 하이엔드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스트레처블(stretchable) 디스플레이’란 무엇인가요?

“신축성이 있어 잡아당기면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놓으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성질을 가진 디스플레이입니다.”

-디스플레이 형태가 상상이 잘 안 가는데요.

“영화 ‘인타임’의 한 장면을 떠올려보시죠. 주인공 팔뚝에 LED가 반짝이는 걸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 식으로 디스플레이를 스티커처럼 피부에 부착하거나 심는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각종 전자기기 등의 유심을 열면 초록색 보드 본 적이 있죠? PCB(Printed Circuit Board)라고 인쇄회로기판인데 여기에 반도체 칩들이 들어있습니다. 이 딱딱한 사각 보드에 부착된 칩을 말랑말랑한 고무 기판에 올려놓은 형태를 떠올리면 됩니다. 더욱 쉬운 예로 몸이 아플 때 붙이는 파스와 비교해 보자면, 파스를 보호하는 플라스틱 필름이 기존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라면, 스트레처블은 파스가 늘어나는 디스플레이입니다. 후자의 경우에 쉽게 변형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굴곡면에 밀착해서 붙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신축성 하이브리드 전자 시스템 구현 기술’이란 무엇입니까?

“고성능을 갖는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 칩인 IC나 LED 등의 딱딱한 디바이스를 늘어나도 성능 변화가 없는 스프링 구조의 전극으로 연결해 전체 전자시스템이 늘어나도록 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딱딱한 디바이스와 부드러운 전극이나 센서 기술을 집적한다는 의미에서 하이브리드 기술이라고 부릅니다.”

-최근 폴더블, 롤러블 등 디스플레이가 점점 진화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기존의 글래스 위에 제작된 디스플레이에서 플라스틱 디스플레이, 그리고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로 플랫폼이 변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가 점점 유연해지는 추세입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의 필요성이 나온 이유는 뭔가요?

“최근 디스플레이에 유연성을 넘어 신축성 기능을 부여하기 위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기반의 유연 디스플레이는 밴딩이나 폴딩처럼 한 축 방향으로만 변형이 가능해 굴곡면 등에 밀착되지 못하는 반면, 늘어나는 기판 소재 기반의 디스플레이는 여러 축 방향으로 자유로이 변형이 가능합니다. 디스플레이가 5~10% 정도만 늘어날 수 있어도 자동차 표면과 같은 굴곡면에 접착되도록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의 신체와 같이 굴곡면이 있으면서도 변형이 되는 표면에 부착 가능한 전자시스템 구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구현 난이도에 순서를 매긴다면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밴더블, 폴더블, 롤러블 형태의 제품으로 구현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 기술 구현의 난이도는 디스플레이가 받는 스트레스의 형태와 크기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령 디스플레이가 휘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안쪽은 줄어드는 힘을 받고, 바깥쪽은 늘어나는 힘을 받습니다. 휘어지는 곳에 필름을 얼마나 쌓아 올리느냐에 따라서 힘을 받는 세기가 다릅니다. 디스플레이를 돌돌 말 경우엔 단순히 휠 때 보다 더 넓은 영역에서 힘을 받게 됩니다. 반경을 작게 말수록 받는 힘이 더 커지게 되지요. 만일 디스플레이를 늘어나게 하면 더 많은 힘을 받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 큽니다.

즉, 각각의 변형에 대해서 디스플레이가 받는 스트레스의 크기가 클수록 이를 제어해서 안정적으로 동작하게 만들어주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구현하기가 더 어려운 것이죠. 일반적으로 밴더블<폴더블<롤러블<스트레처블 순으로 구현 난이도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난이도면에서 제일 윗 단계에 있습니다.”



        인쇄회로기판의 진화. 기존 일반 인쇄회로기판(왼쪽)과 신체부착형 전자 기술이 적용된 인쇄회로기판.<홍용택>

-화면이 늘어나면 해상도가 떨어질 우려는 없나요?

“화면이 늘어나면 픽셀 간의 간격이 멀어지므로 해상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경우 5~10% 정도만 늘어나도 더욱 많은 응용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5~10% 정도 늘어나는 경우에는 크게 해상도 저하로 인한 영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요?

“의류에 부착하거나 신체에 부착할 수 있는 생체 신호 측정기 등 웨어러블 기기와 디스플레이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먼 훗날에는 다양한 굴곡면을 가진 가구 등과도 결합하는 상상도 해 볼 수 있습니다. 가령 현재는 디스플레이 제품이 딱딱한 유리와 PCB 기반으로 대부분 만들어졌기 때문에 평면이나 사각 형태로만 디자인을 해야 하지만, 늘어나는 디스플레이와 PCB 기술이 개발된다면 가구 형태나 엣지 등 휘어진 형태의 가구에도 디스플레이를 좀 더 자유로이 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집 안에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TV가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LG전자가 공개한 롤러블 TV의 경우도 안 볼 때는 말아서 보관할 수 있어 공간 활용 면에서 주목을 받았는데, 보관할 필요도 없이 옷장에서 TV가 나오고, 끄면 없어지는 형태로 구현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새로운 개념의 하이엔드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현재 웨어러블 기기에는 어떤 디스플레이 기술이 쓰이고 있나요?

“다양한 기술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핸드폰 디스플레이를 그대로 활용하는 VR 기기도 있고,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기기, 레이저나 기타 다른 방식을 활용한 웨어러블 기기도 있습니다.”

-웨어러블 기기에 스트레처블 기술이 쓰인다면 어떤 점이 개선되나요?

“스트레처블 기술이 적용되면, 기존의 딱딱한 제품이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어질 수 있어서 착용형에서 부착형으로 밀착력이 높아지는 등 기기의 착용감이 더욱 개선되는 방향으로 진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교수님께서 중점적으로 연구하신 것은 무엇인가요?

“전자 시스템이 늘어나면, 일반적으로 반도체소자는 성능이 저하되고 수명이 짧아집니다. 물론 늘어나도 성능과 수명의 변화가 없는 소재를 바탕으로 하는 신축성 소자가 궁극적으로는 만들어지겠지만, 다소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전체 시스템은 늘어나더라도 소자는 늘어나지 않도록 신축성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개발하면, 소자의 성능과 수명이 나빠지지 않게 돼 고성능 신축성 전자소자의 개발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신축성 플랫폼과 이를 인쇄전자 기술로 구현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늘어나도 문제없는 소자 개발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신축성 플랫폼을 설명하자면, 디스플레이가 동작을 하기 위해선 반도체 칩이나 소자들이 서로 전기적으로 연결돼야 합니다. 그런데 기판을 당기면 힘을 많이 받는 부분들이 끊어질 수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구조로 플랫폼을 만들어야 합니다. 따라서 늘어나는 기판 상에 전자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 요소 기술들을 개발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저희는 반도체칩이나 소자들이 안 끊어지도록 스프링 전극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기술 개발 단계는 어디쯤 인가요?

“신축성 하이브리드 전자 기술은 상용화에 가까운 기술로 생각됩니다. 신체 신호를 감지하거나 간단한 정보만 표시해줄 수 있는 신체부착형 디스플레이는 개발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양산 기술의 적합성 검증과 적재적소에 사용할 제품의 응용처를 찾을 수 있으면, 조기에 상용화 할 수 있습니다.”

-늘어나는 기판에는 어떤 소재가 사용되나요?

“소재는 가장 널리 알려진 PDMS란 것을 쓰고 있습니다. 실리콘 계열의 고무인데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에 쓰려면 늘어나기도 해야 하지만 공정 중에 높은 온도에도 견뎌야 하고 화학적인 반응을 가했을 때 저항성도 강해야 합니다. PDMS가 이런 조건들을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향후 검증 과정을 통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남은 과제는요?

“스프링 구조의 전극이 양산 가능하도록 하는 공정 최적화와 함께 딱딱한 칩을 본딩한 후 다양한 변형에도 견딜 수 있는 보호막 공정 등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웨어러블 응용을 위해서는 적절한 배터리 기술이나 전력 공급 기술도 필요합니다. 향후 고성능 신축성 전자소자의 개발, 즉 고해상도의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신축성 하이브리드 전자 기술의 주요 요소 기술이 현재의 스마트폰이나 TV 등에 쓰이고 있는 고해상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적용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연구들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고해상도의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제품이 출시되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제품은 3~5년 정도 후에 신개념의 제품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폴더블폰 스마트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는 극강의 테스트를 거쳤음에도 결함으로 인해 출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개발되면 앞서 개발된 폴더블, 롤러블 등의 단점이 보완이 될 수 있을까요?

“곡률 반경이 아주 작은 폴더블, 롤러블 디스플레이 구현에 있어 어느 정도 신축성을 가지면 더욱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제품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단점들이 보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변형되는 부분이 플라스틱일 때와 늘어나는 고무일 때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늘어났다 원형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면, 폴더블, 롤러블 등의 구현에서 변형되는 부분의 스트레스를 디스플레이가 감당해 낼 수 있는 것이죠.”

-미래 100대 기술로서 앞으로 어떤 파급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기술은 모바일 기기의 형태적 혁신을 가져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웨어러블 및 IoT 시장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시장 창출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플라스틱을 넘어서 신축성 플랫폼에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기술은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중국과 같은 후발 주자들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불어 신개념 소재 및 공정 핵심 기술은 타 분야로의 파급 효과가 커 센서·바이오·로봇·환경·에너지 등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부품이 될 신체 부착형 신축성 전자 기기의 등장을 촉진시키고, 미래 스마트 소재 및 공정 기술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홍용택 교수는?

1994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사 졸업

1996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석사 졸업

2003 미 미시건대학교 앤아버소재 전기공학과 박사 졸업

2003~2006 이스트만 코닥 회사 시니어 연구원

2006~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2012~2013 스탠포드대학교 화학공학과 방문교수

2012~2014 2017~2018 삼성 DMC 자문교수

2016~2017 삼성전자 자문교수

2018~ 삼성디스플레이 자문교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자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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